더 즐길 걸 !

2022. 5. 22. 14:57Here

 

우연히 예전 여행 사진들을 보니까, 내가 저런 때가 있었지, 일 년에 반 이상을 해외에 있거나, 거의 더운 나라에서 얼마나 뺀질 나게 슬리퍼 하나 신고, 열심히 돌아다녔던가. 그렇게 살았던 때가 꿈결처럼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진다. 잠시 이렇게 코로나로 모든 것이 멈추고 나니 여행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했는데, 내 삶에서 여행이라는 것이 빠져버리니까 ,, 텅 빈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일 없이 살아가는 걸 보면 또 신기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한.. 징글징글한 코로나 시대였던 거 같다. 다시 곧 떠날 수 있고 억눌렸던 것이 터져나갈 순간이 오면, 그때를 위해 준비할게 뭘까? 제일 중요한 건 시간과 돈!!! 이겠지 ?!그런데 이 2개가 항상 같이 준비되기가 왜 그렇게 힘든지, ㅎㅎ

 

전에 여행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활동할 때 흔히 나오던 주제가 '여행 안 갔으면 집 샀을 텐데..' 이런 주제였다. 공감이 가는 말이면서도, 솔직히 지난 코로나 2년 넘는 시간 동안, 제일 많이 한 생각은,

'더 다닐걸... 그 여행은 조금 더 길게 갈걸.. 갈 수 있었는데 그때 왜 안 갔지,,, 그때 더 즐길걸..' 이런 생각뿐이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많은 여행을 했지만 여행을 업으로 삼았기에, 그리고 또 코로나로 여행을 못 갔던 그 몇 년간 ,, 수없이 생각했던거는 더 많이 여행 했어야 했다는 거. 더 많은 낯선 곳으로 떠나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즐겨야했다는 거 .. 돌이켜보면 나에겐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여행할 수 있는 정도의 돈도 있었다. 나를 떠나지 못하게 했던 것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고민들이었던 것 같다.

 

왜인지 나이가 들수록 여행을 더 다니지 못한 것에 대한 조바심만 날뿐... 내 나이가 이제 과도기인 것 같기도 하고...

뭐랄까.. 오천 원짜리 숙소에 지내도 행복하고, 혼자 여행이 그렇게 무서웠으면서도 정말 큰 용기를 내, 밤새워 잠 못 들어도 다음날 새벽 동이 트면 그냥 너무 좋아 죽겠었는데.. 천 원짜리 볶음밥을 먹고 배탈이 나도 웃었고, 에어컨 안 나오는 고물 버스 타고 5시간 10시간 달려도 마냥 설레기만 하던 나이는 지나서 그런가. 이제 몸이,,, 삭신이 쑤시는 나이라 그런가... 탈이 나면 잘 낫지도 않는 나이라 그런가.. 아무튼 그렇다.

 

젊으면 일단 뭘 해도 신나고 뭘 해도 예쁜데, 그 나이는 훌쩍 지나서 그런가.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인 것을 알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있기에, 자기 객관화에 지나치게 냉정한 편이기에...^^히히히. 아무튼 그렇다. 그래도 나이 들어 좋은 점도 훨씬 많기 때문에 지금도 만족하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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